제가 처음 축구와 월드컵을 접하게 해준 건 제 나이 6살이었던 1994년 미국 월드컵이었습니다. 그 전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이 있었으나 그땐 아기 시절이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접하게 된 건 1994년 미국 월드컵이었는데요, 곧 열리게 될 2022 카타르 월드컵까지 8번쨰 월드컵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곧 열릴 카타르 월드컵 이전 7개의 월드컵에서 저는 개인적으로 1998년 프랑스월드컵을 가장 재미있게 보았는데요, 당시 10살밖에 안 된 저였지만 아직도 그 당시 월드컵의 기억이 생생합니다. 물론 한국 대표팀의 성적은 좋지 않았고 중도에 차범근 감독이 경질되는 좋지 않은 기억이 많은 월드컵이었지만 축구에 대한 재미로는 최고의 월드컵으로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래서 이번 포스팅에서는 1998년 프랑스월드컵에 관련하여 포스팅하고자 합니다. 저의 기억으로 의존해서 작성 예정이라 혹시 틀린 부분이 있다면 너그럽게 양해 부탁드립니다.
1. 우승후보 1순위는 역시 브라질!
1998년 프랑스월드컵은 지금의 본선 32개국이 진출하여 경쟁하던 첫 번째 월드컵이었습니다. 본선 진출국의 숫자가 늘어나자 월드컵의 열기는 더욱 뜨거워진 느낌이었고 더욱 많은 팀의 플레이를 볼 수 있게 되어 흥미를 더했습니다. 그 당시 저의 기억으로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는 지금도 세계 최강 중 하나이지만 그 시절에는 압도적인 세계 최강이라 불렸던 브라질이었습니다. 지금은 그렇지 않지만 당시에는 전 대회 우승국은 다음 월드컵에 지역 예선을 거치지 않고 자동 진출하는 이점이 있었는데요, 그게 아니더라도 당시 브라질의 전력은 남미예선에서 이변 없이 통과할 수 있는 전력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 당시 브라질은 공격에 지난 대회에서 맹활약하며 브라질에 월드컵 우승컵을 선사했던 호마리우는 개인적인 문제로 인하여 출전하지 않았으나 호마리우의 대체자로 급속 성장 중이던 호나우두와 히바우두, 그리고 베베투가 존재하였으며 미드필더에는 브라질 대표팀 역대 최고의 주장 중 한명으로 손꼽히는 카를로스 둥가, 수비에는 카푸와 호베르투 카를루스라는 걸출한 스타들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예상외로 브라질은 조별 예선에서부터 좋지 않은 경기력을 선보였고 같은 조였던 모로코와 스코틀랜드에게 승리하였지만 노르웨이에게 일격을 당하며 2승 1패로 16강에 진출하였습니다. 조별 예선을 통과하여 다음 라운드에 진출은 하였으나 더 강한 상대들을 만나야 하는 토너먼트에서 스코틀랜드와 노르웨이에게 좋지 못한 경기력을 선보이며 브라질의 경기력에 물음표가 붙었습니다. 다행히도 16강에서 만난 칠레를 완파하고 8강에 진출했으나 8강 상대였던 덴마크에게 쩔쩔매며 간신히 4강에 진출하였습니다. 4강에서 만난 상대는 네덜란드였는데 당시 네덜란드의 선수단은 브라질 못지않은 화려한 스타 군단이었습니다. 결국 네덜란드와 힘겨운 승부를 펼치고 승부차기 끝에 결승에 진출하였습니다. 그리고 아시다시피 프랑스에게 완패당하며 준우승에 그쳤는데 그나마 브라질이 거둔 수확이라면 호마리우를 완벽히 대체한 호나우두의 존재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호나우두는 대회 최우수 선수에게 주어지는 Golden Ball을 수상하였습니다.
2. 새로운 최강자의 등장
다음으로 월드컵 우승국이었던 프랑스를 빼놓을 수가 없는데요, 당시 프랑스는 지금도 많이 언급되는 리자라쥐-드사이-블랑-튀랑으로 이어지는 철의 포백이라 불리는 단단한 수비와 지네딘 지단이 이끄는 공격은 무시무시하였습니다. 개최국으로서 얻을 수 있는 홈 이점을 넘어 프랑스의 경기력 자체도 훌륭했습니다. 결국 프랑스의 역대 최초 월드컵 우승에 성공하는데 당시 수비, 미드필더, 공격 모두 훌륭했습니다. 제 생각엔 당시 프랑스의 그나마 약점으로 꼽히는 곳은 최전방 스트라이커였는데 다른 포지션에 있는 선수들에 비해 뒤가리와 기바라쉬 선수가 번갈아 가며 출전했던 최전방의 자리는 다른 우승 후보들에 비해 무게감이 떨어졌으나 측면에 위치했던 티에리 앙리와 플레이메이커로서 경기를 지휘했던 지네딘 지단의 활약은 약점으로 보이지 않게끔 했습니다. 그리고 미드필더에는 에마뉘엘 프티와 현 프랑스 대표팀 감독이자 당시 팀의 주장이었던 디디에 데샹이 탄탄한 중원을 구축하며 상대 팀과의 중원 싸움에서 승리하였습니다. 또 하나 프랑스의 우승 주역 중 하나인 선수가 바로 골문을 지키던 바르테즈 골키퍼였는데 바르테즈 골키퍼는 골키퍼로서는 큰 키는 아니었지만 엄청난 세이브들을 해내며 프랑스 우승에 큰 공을 세웠습니다. 그 당시 제 기억에서 잊히지 않는 장면 중 하나가 바르테즈 골키퍼가 세이브를 해내고 로랑 블랑 선수가 바르테즈 머리에 뽀뽀를 했었는데 어린 나이에 대머리 아저씨가 뽀뽀를 받는 것을 보고 재미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당시 월드컵으로 세계 최고의 선수로 군림하며 호나우두와 함께 양대 산맥을 이루던 지네딘 지단은 당시 믿을 수 없는 화려한 기술로 보는 내내 신기하게 볼 수 밖에 없게 만들었었습니다.
3. 놀라운 성과의 첫 진출국 크로아티아
월드컵 첫 진출국이었던 크로아티아의 활약상도 대단했는데요, 크로아티아는 구유고슬라비아의 해체로 독립되어 크로아티아라는 이름으로 처음 월드컵에 진출하였습니다. 처음 진출한 팀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크로아티아는 승승장구했고 결국 4강 진출에 3~4위전에서 네덜란드까지 꺾으며 대회 3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크로아티아의 활약에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은 바로 대회 득점왕(Golden Shoe)을 차지한 다보르 수케르인데요, 수케르는 뛰어난 득점력을 과시하며 상대 팀에 공포의 대상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일약 스타덤에 오른 수케르이지만 월드컵 이후의 커리어는 생각보다 좋지 않았던 걸로 기억이 납니다. 후에 선수 은퇴 후 크로아티아에서 정치인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걸로 기억나는데 얼마나 수케르가 국가의 영웅으로 추앙받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라고 생각됩니다.
4. 화려한 선수단의 오렌지 군단
4위를 차지한 네덜란드는 우리와 조별 예선에서 맡 붙어서 더욱 기억에 남는데요, 베르캄프, 셰도르프, 에드가 다비즈, 클라위베르트, 오베르마스, 코쿠, 스탐, 반 더사르, 프랑크 데 부어, 로날드 데 부어 등 엄청난 스타들이 포진해있었습니다. 당시 감독은 대한민국에서 여전히 영웅으로 불리는 거스 히딩크 감독이었는데요, 월드컵 이후 여러 클럽의 감독으로 자리했으나 성적이 신통치 않았고 결국 대한민국 대표팀의 감독으로 부임하며 역사를 썼습니다. 당시 네덜란드와 한국 대표팀 경기에서 네덜란드의 화력을 견디지 못하고 0:5의 완패를 당했는데 세계와의 벽을 실감하는 순간이었습니다. 한국 대표팀의 골키퍼였던 김병지 선수는 그 경기에서 눈부신 선방을 했으나 팀의 패배는 막을 수 없었습니다. 아직도 제 기억으로 1998년 프랑스월드컵에서 가장 화려한 선수단을 가진 건 브라질이나 프랑스도 아닌 네덜란드였다고 생각합니다.
5. 우여곡절의 대한민국
한국 대표팀은 94년 미국 월드컵에서 나쁘지 않은 경기력을 보여주며 프랑스 월드컵을 기대케 했는데요, 당시 대표팀 감독으로 한국 축구의 레전드였던 차범근 감독을 감독으로 임명하며 기대감은 더욱 상승하였었습니다. 아시아 예선에서의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고 월드컵 본선으로 향했으나 첫 경기 멕시코와의 경기에서 기분 좋은 선제골을 뽑아냈지만 골을 터트린 하석주 선수가 곧바로 퇴장당하며 수적 열세에 놓은 대표팀은 결국 힘을 쓰지 못하고 1:3 패배를 당했습니다. 당시 콰테모크 블랑코 선수의 개구리 점프는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이 납니다. 다음 열린 경기가 바로 네덜란드와의 경기였는데 네덜란드에 압도적으로 밀리며 0:5의 완패를 당하며 경기 후 대한축구협회는 차범근 감독을 현지에서 경질 시켜버렸습니다. 저는 아직도 그 당시 대한 축구협회의 결정은 좋지 못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후 벨기에와의 경기에서 유상철 선수의 천금 같은 동점 골로 무승부를 거두며 승점을 획득했으나 대표팀의 입장만 생각해보면 굉장히 아쉬움이 많이 남는 대회였던 것은 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들 외에도 당시 여러 국가의 화려한 스타들의 플레이를 볼 수 있는 것도 굉장히 재미있었고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프랑스 월드컵의 분위기가 현재까지 제가 본 월드컵 중 가장 화려하고 재미있는 경기들을 연출했다고 생각이 됩니다. 어린 나이였지만 아직도 제 기억에 잊히질 않는 것을 보아 1998년 프랑스 월드컵은 최고였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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